개원사의 불경궤짝

개원사의 불경궤짝

남한산성 남문 근처에는 1986년 말에 복원된 개원사라는 절이 있다. 이 절은 옛날부터 불경을 많이 보관하고 있는 것으로 알려졌다. 그리고 한번에 아주 많은 양의 밥을 지을 수 있는 무게가 200근이 넘는 큰 놋동 4개가 있었다고 한다. 또한 이 절에서는 귀중한 불경 궤짝을보관하고 있었는데, 여기에 얽힌 이야기가 매우 신기하다.
조선 인조 때의 일이다.
한 척의 배가 서울 삼개 나루에 닿았다. 그런데 그 배에는 사람이 아무도 없었고, 다만 불경을 담는 궤짝만이 실려 있었다. 그리고 궤짝 위에는 '중원개원사간'이라는 글자가 새겨 있었다. 이를 발견한 삼개 사람들은 이상한 일이라고 여기고, 그 궤짝을 관가로 보냈다. 그리고 관가에서는 이를 다시 왕에게 올렸다.
삼개에서 보내온 궤짝과 그 사연을 들은 인조는 "사람도 하나 없는 배가 삼개에 이른 것만 해도 정말 기이하고 신령스러운 일이다. 더구나 불경 궤짝이 중원의 개원사에서 판각하고 찍은 것이라니, 이는 반드시 인연이 있어 우리 나라로 온 것이라 할 수 있다. 혹시 우리 나라에 개원사라 불리는 절이 있는 지를 알아보도록 하라.
내가 보기에는 불경 궤짝 위에 쓰여진 글로 보아, 그 불경 궤짝을 우리 나라의 개원사에 보내 길이 보관하라는 뜻인 것 같다. 서둘러 개원사라는 절을 찾아보시오."라고 분부하였다. 
이에 개원사라고 하는 이름을 가진 절을 찾아보니, 광주 남한산성 안에 있었다. 그래서 인조는 그 불경 궤짝을 귀중하게 잘 싸서 남한산성의 개원사로 보냈다. 불경 궤짝은 한동안 별 탈없이 잘 보관되었다. 그런데 불경 궤짝을 보관하고 있던 개원사에 불이 나게 되었다. 절의 화약고에서 불이 일어나 절 전체가 타버릴 위험에 처하게 된 것이다. 그런데 갑자기 불길의 반대편에 거센 바람이 불어와 일순간에 불이 꺼져버렸다고 한다.
후에 다시 한 번 큰불이 나서 불길이 그 궤짝을 보관하고 있던 누각에까지 번진 적도 있었다. 이때 갑자기 하늘에서 큰비가 내리더니 무섭게 타오르던 불길을 덮치는 것이 아닌가, 그래서 불경 궤짝을 보관하던 누각은 아무런 피해도 입지 않았다고 한다. 이렇게 두 차례나 신기한 경험을 하게 된 사람들은 불경 궤짝을 보관하고 있는 개원사를 부처님의 덕을 보고 있는 절이라고 여기게 되었다고 한다. 

- 출처  https://www.namhansansung.or.kr:543/index.jsp 경기도남한산성도립공원